
웰빙섬
시인/영화감독 우호태
호새: (바다를 바라보며) 가슴이 울렁울렁해요. 저 수평선… 끝이 보이지 않네요.
돈키: 수평선은 늘 그리움을 낳는 법이지. 호새야, 시 한 편 읊어보겠니?
호새: 네, 화성시 서편 끝자락에 있는 작은 섬…<국화도>란 시에요.
<국화도>
어서와
사는 게 무겁지…
그래도, 웃어야지
노을처럼 마음을 뉘어봐
몸 부수는 파도소리
들릴 거야
갈매기도 속울음 울고 있잖아
아득히 긴 세월이나
들고나는 저 검푸른 멍마저
바람에 씻긴 작은 몸뚱이마저
아침햇살에 눈이 부셔
불러도 손짓해도
뱃길 떠나는 섬색시 마냥
점점이 멀어 가는데
해당화 필 무렵 돌아오려나
눈꽃송이 날리면 오시려나
네 생각에 가끔은… 눈물 날 거야
온 세상이 깜깜해도
네 안에 등대가 되어
나, 여기서… 널 기다릴 거야
돌아봐주련…
딱, 한 번
한 번만 불러 볼게
내 사랑…
그대…
국화도여!
………….. 졸저 <화성소나타3>, 2015년 9월
호새: (숨을 고르며) …어때요?
돈키: 호새야, 네 목소리에 바람이 묻어 있네.
아마 그 섬이, 네 마음을 다 들었을 거다.
노을 속에 섬 그림자가 길어지고, 그 길 위로 물결이 네 그리움의 그 자리까지 데려다줄 거야. 그때, 섬색시는 파도 치맛자락을 사려 너를 향해 천천히 돌아올 거다.
나도… 그 섬에 가보고 싶구나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