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한반도소나타8>–화성.오산.수원편(병점)

  • 등록 2025.08.08 05:54:2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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떡을 먹어야 나라가 산다

떡을 먹어야 나라가 산다
시인/영화감독 우호태

필자의 생장지요 권역을 구석구석 걸어본 탓에 타지역에 비해 정감을 갖는 곳이다. 화성.오산.수원 지자체는 이전에 수원군으로 동일 행정권역이었던 탓에 교통, 경제, 문화, 역사, 교육… 제분야에서 문화를 공유한다. 이 권역의 성장 에너지는 광역지자체 수준에 비견되어. 별도 편으로 구성하였다. 수년전 발품을 팔아 쓴 ‘화성소나타’에 실린 내용이나 몇편을 발췌해서 지자체별로 싣는다.

(돈키호태와 호새, 병점역 부근을 걸으며)
돈키:
"떡을 먹어야 나라가 산다"는 말, 들어봤나?
호새:
그게 무슨 말이에요? 떡하고 나라가 무슨 상관이죠?

돈키:
병점 얘기야. 병점역 부근에 '떡전거리'란 곳이 있어. 조선시대, 한양 가는 길목이라 떡을 팔던 거리였대. 그래서 이름이 '떡전거리'가 된 거지. 요즘도 매년 떡전거리 축제를 연단다.
호새:
오, 재밌네요. 요즘엔 도시화돼서 그런 모습 찾기 힘든데.

돈키:
그러게 말이다. 시골정경이 하나둘 사라지니, 사람들 마음에도 옛 추억이 그립나 봐. 떡메로 떡판을 칠 때마다 둥근 보름달이 마음속에 뜨던 그 시절… 아련하지.
호새:
요즘 아이들은 그런 경험 못하죠.

돈키:
그래서 말인데, 병점 초등학교, 중학교, 고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 ‘떡 만들기’를 넣으면 좋을 듯해. 그게 첫걸음이야. 그 경험이 나중에 전문가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되기도 하고, 소비자가 되어 축제에 찾아오게 되는 고리도 되지.

호새:
근데 요즘 젊은 사람들, 떡보다 햄버거, 케이크, 피자 좋아하잖아요?
돈키:
그게 문제야. 막걸리보다 맥주, 양주가 인기고… 식습관도, 생활양식도 많이 변했지. 쌀 소비는 줄고, 대체식품은 넘쳐나고… 수입개방까지 겹쳐 농민들은 큰 어려움에 맞닥뜨린 거야.

호새:
그럼, 뾰족한 방법이 없을까요?

돈키:
농부에게는 삽, 괭이, 호미, 낫이 ‘사우(四友)’야. 선비가 문방사우로 내면을 표현하듯, 농부는 흙을 디자인하지. 봄여름엔 푸른 들판, 가을엔 황금 들판을 그린다네. 그 들판에 불어오는 바람 속을 걷다 보면 마음의 허물도 절로 벗겨지지.
호새:
요즘 그런 들판 보기 힘들어요…

돈키:
그러게. 자연의 물결이 점점 사라지는 세상이야. 진안동 떡집에 들렀더니 인절미, 절편, 송편, 쑥떡, 팥떡, 콩떡, 백설기… 철따라 이름도 색깔도 다르더라. 떡은 우리 삶의 결이야. 5천 년을 이어온 우리 음식문화지.
호새:
김치, 한복, 농악, 막걸리처럼 떡도 한류에 나서야겠네요?

돈키:
그렇지! 떡도 당당히 한류 주자야. “농자는 천하지대본, 농심은 천심”이라는 말, 이제는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이지만 ‘누워서 떡 먹기’가 제일 쉽잖아? 농민들 숨 넘어가기 전에 어여 “꿀떡” 삼켜야 해.
호새:
떡 먹는 게 애국이네요!

돈키:
그렇다. 떡 만드는 건 단순한 일이 아냐. 손기술이 필요하고, 예술이고, 시각디자인이지. 세대가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이고, 가족공동체의 사랑이야. 아이들에겐 장난감, 어르신들에겐 추억, 누구에겐 일자리지.
호새:
떡보가 되는 게 웃음꽃이 되는 길이네요!

돈키:
맞아. 1번 국도 건너서 39번 지방도로 따라 1km쯤 걸으면 황구지천이 나오거든. 그 뚝방길 따라 걷노라면, 옛 떡방아 타령 처럼 오래된 시간이 흐르고 있을거야..




 

 

김경순 기자 forevernews7@naver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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